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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생명이라는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의학 서적으로 알았던 기억이 있는데 –인공생명이란 인공지능과 비슷하게 소프트웨어로 구현된 가상 세계에서 서식하는 생물에 대한 모의 실험을 통해 생물이나 생태계, 진화에 대한 탐구를 하는 분야 입니다.– 이 책은 카오스에서 시작하여 인공생명으로까지 발전한 복잡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복잡계 이론에 대한 공부를 목적으로 구매했던 것 같은데 –제가 책을 사는 습관이 한 번에 왕창 사서 오랜 기간 읽기 때문에 나중에 가면 그 책을 왜 샀는지 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책은 복잡계 이론을 소개한다기 보다는 복잡계라는 영역, 좀 더 엄밀히 말하면 복잡계 연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산타페 연구소의 탄생과 그곳의 중심인물들이 이루어낸 논의에 대한 과정을 마치 소설과 같은 식으로 풀어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과 같은 구성을 취한 것은 쉽게 읽히기 위함일 뿐이지 그렇다고 이 책이 정말로 소설처럼 이론에 대한 논의를 가볍게 훑고 가는 책은 아닙니다. 주요 인물들이 어떠한 흐름에서 논의 –경제학의 효용체가나 인공생명 같은– 를 떠올리고 발전 시켜나갔는지를 상세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이해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책이 다루는 복잡계라는 분야가 분명 쉽지만은 않기 때문에 저처럼 과학적 지식이나 복잡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분량도 많아서 –600페이지– 읽기 녹록치 않은 책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복잡계나 복잡계를 접할 때마다 꼭 나오는 '산타페 연구소'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