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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와 수보리의 대화를 엮은 책. 바로 이전에 읽은 <법구경>과 달리 불교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눈에 보이는 형상을 너머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으면 –예컨대 사람의 외모나 옷차림은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그 사람의 개인성이나 생각 등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모두 공감하겠지만 외모 보다는 개인성이 그 사람의 본질에 가깝다– 진리에 닿을 수 있다는 것[1]이나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것 –욕심 같은 것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버려야 한다고 한다– 이름은 이름일 뿐 본질이 아니다[2]와 같은 대단히 깊이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낯선 용어가 많아서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때문에 책에 대한 별도의 코멘트를 달기 보다는 추가적으로 해설서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 30여년 산 사람보다는 80년 산 사람의 철학이 아무래도 더 깊을 수 밖에 없지.

[1]: 이 부분은 디자이너로서도 공감한다. 눈에 보이는 드러난 현상만 보고 문제를 해결하면 제대로된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드러나지 않는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그걸 해결해야 비로소 제대로된 문제 해결이 된다 할 수 있다.

[2]: 이 부분은 ‘말하여진 도는 도가 아니다’는 노자의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언어는 사고를 담아내는 그릇일 뿐 그것이 사고 자체가 아니며, 사고의 전체를 담아내지조차 못한다. 우리의 사고가 언어에 의해 제약되는게 아니라, 우리의 사고를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언어이다. 언어는 일종의 측정 도구라 할 수 있다. 수학은 언어보다 좀 더 정교한 측정 도구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