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세무업에서 직원들이 하는 기장대리는 그리 부가가치가 높은 편은 아니다.

기장수수료의 가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으나 물가의 상승, 인건비의 상승은 남는 이윤이 적어지는 부가가치의 감소로 이어졌다.

이는 사업주인 세무사가 벌어들이는 이윤이 작아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직원에게 돌아가는 대가의 한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로 인해 세무업계는 인재들이 유입되지 않으며 기존에 있던 인재들도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1. 과거 세무업계에 발을 들여 놓던 인재들은 처음에 연봉은 크지 않더라도 세무전문가로서 본인의 커리어와 앞으로 연차가 쌓임에 따라 연봉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매출은 고정되어 있는 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신입들의 연봉은 상승하였고 이것은 기존 경력직들 파이의 감소로 이어져 연봉상승 여력이 많이 줄어들었다. 신입직원들도 자신의 첫 연봉은 편의점 알바를 해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앞으로 자신도 경력직들처럼 연봉상승이 크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세무업계는 청년들에게 그리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오히려 받는 대가 대비 하는 일이 어려워 3D로 치부되고 있다.

  2. 그래도 세무업은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기에 매우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일반적으로 재무담당자들은 본인이 귀속되어 있는 회사를 관리하지만 세무사무실은 다양한 업종과 규모의 회사를 관리할 수 있고 전문가와 함께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전문성을 키우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문제는 세무사무실에서 전문성이 갖춰진 3~5년차들은 그들의 능력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하다보니 원하는 급여를 받지 못하던가 업무시간이 너무 많이 투입된다. 그래서 다른 업계에 이직을 하게 된다.(그들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고생하는 것에 비해 돌아오는 대가가 박하다.)

세무사무실 입장에서도 힘든 상황이다. 예전에는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성장에 대한 의지가 있고 이 업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진 인재들이 유입되었다면 현재는 그러한 인재가 과거에 비해 찾기가 힘들다.(물론 지금도 있다. 소수지만)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우리 세무업계는 타업종과 인재경쟁을 하는게 아닌 아무 기술이나 의지가 없어도 일할 수 있는 알바업종들과 경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제든지 세무사무실 일이 본인에게 맞지않으면 그들은 다른 곳으로 알바하러 뛰쳐나갈 수 있다.

또한 신입직원들은 사무실 입장에서 2년에서 3년까지는 투입되는 비용 대비 생산성이 그리 높지 않다. 3년 이후부터 전문성과 생산성이 높아져 회사는 이익을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에 보통 세무사무실은 직원유출이 이루어지고 직원성장을 위한 투자는 세무사무실이 했지만 그 열매는 타업종이 따먹는다. 물론 이는 능력에 맞는 대가를 지급하지 못하는 세무업의 책임이다.

돈 받고 학원 잘 다녔습니다.

이 말이 웃기면서도 가슴이 아프다. 이 업계 직원들이 농담삼아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