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설가 도재경 작가님 인터뷰 🎙️

by 에디터 윤성민**

신춘문예 기간을 맞아 북엔드 12월 인터뷰는 신춘문예 당선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도재경 작가님은 201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으로 등단, 소설집 『별 게 아니라고 말해줘요』로 심훈 문학상과 허균 작가상을 받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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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소설을 쓰시게 된 가장 첫 계기는 무엇이셨나요? 원래 20대 초반에 계속 글을 읽고는 있었던 것 같아요. 꼭 문학 텍스트였던 것은 아니었지만 읽는 게 좋다 보니. 그러다 보니 언젠가는 책을 내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그러다 20대 중반에 일을 하면서 소설을 쓰고 싶다,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음, 읽는 과정에서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 같아요.

그 당시 소설은 어떤 걸 읽으셨나요? 그 당시는 제가 문학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까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때 인상깊게 읽었던 게 히라노 게이치로 라는 소설가의 작품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굉장히 젊은 작가였거든요. 그 작가의 ‘달’이라는 소설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읽었는데 희열감과 함께 열등감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은 저보다 나이가 얼마 많지도 않은데 벌써 일본 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소설의 사유나 이야기 전개 과정 같은 것이 이렇게 저를 탁 때렸거든요. 그리고 이문열 작가님 소설도 많이 읽었던 것 같고, 무라카미 하루키, 뭐 그때는 목록을 정하고 읽은 게 아니라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어요.

원래 어릴 적의 목표는 소설가가 아닌 다른 직업이셨나요? 인생 첫 꿈은 소방관이었어요. 그 생각으로 공부도 살짝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당시에 군복무도 오래 했어야 됐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그 과정에서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다른 작가님들도 그러시겠지만 한 번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머릿속에서 잘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아요. 열병을 앓는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20대 전반은 문학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심지어 문예창작학과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막연히 소설을 쓰려면 국문과를 가야 하나? 그 정도로 몰랐어요. 전공은 지리교육과 나왔습니다. 교사의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요.

본격적인 습작은 언제부터였나요? 소설가의 꿈을 처음 세웠던 건 스물다섯 무렵이었어요. 임관을 앞두고 있었고 그때부터 군 생활을 6년을 쭉 했어요. 그런데 군대 안에서는 일이 많아서 소설을 쓸 여건도 안 되고. 전역하기 전까지는 고민이 많았어요. 군 생활을 계속할까에 대한. 그래도 여건이 안되더라도 목표 세운 게 있으니까 그걸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본격적인 습작의 시작은 서른둘이었어요. 굉장히 늦게 시작했죠.

창작 관련 교육 같은 걸 받으시고 쓰기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혼자 작법서나 창작 지침서 같은 걸 참고하기도 하고, 혼자서 한 2년 정도를 썼어요. 그러다가 주변을 돌아보니까 학교에 가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고 창작 스쿨같은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가서 배워봐야겠다 싶었어요. 그전에는 여기저기 직장생활 하면서 혼자 썼습니다. 2년보다 더 되겠네요.

주위에 같이 쓰시는 분들도 계셨나요? 어떻게 알음알음해서 같이 스터디를 하는 친구들이 생겼고 저보다 먼저 등단해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요.

신춘문예 투고는 몇 년 정도 하셨나요? 거의 7년 정도는 꾸준히 냈던 것 같아요. 웬만하면 투고를 받는 모든 곳에 다 내고 싶었는데 그렇게는 안 됐고 평균적으로 일 년에 네다섯 곳씩 작품들을 냈던 것 같아요.

한 편의 소설을 쓰는 데에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셨나요? 소설마다 다르긴 한데, 어떤 작품은 반년 동안 계속 구상하고 썼다 지웠다 하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보름 만에 초고가 나오기도 하고, 소설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단편 기준이에요. 장편은 지금 쓰고 있는 중이에요, 습작 때 한번 써봤는데 망했죠. 그런데 그 망한 경험이 좋은 자극이 됐던 것 같아요. 이렇게 쓰면 안된다, 밑그림을 충분히 그리고 구도를 촘촘하게 다 짜고 들어가야지, 쓰고 싶은 열망에 바로 끄적거려버리면 이야기가 중구난방이 돼요. 실패했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소설 착상은 어떻게 얻으시나요? 다양하긴 한데, 영화를 보다가도, 전시작품을 보다가도, 음악을 듣다가도 얻고. 낯선 공간에 갔을 때 뭔가 떠오르기도 하고.

세계일보로 등단하셨는데, 그때는 쓰신지 몇 년 차였나요? 기분은 어떠셨나요? 본격적으로 쓴 건 6년 정도. 좋았죠. 좀 덤덤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안돼도 포기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어차피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자만심이 아니라 계속 쓰면 결국에는 꼭 될 거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기자님이 여러 가지 물어보시더라고요. 나이나, 어디에서 공부를 했나 같은 것을. 저는 크리스마스 전에 연락이 왔어요.

당선 이후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원고청탁 들어오는 게 있으면 원고 쓰고. 그리고 논문을 썼죠.

청탁은 어느 정도 들어오셨나요? 당선되던 해에는 두 군데 들어왔어요. 세 군데였나? 헷갈리네요. 일반적으로 두세 곳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원고 청탁은 인세가 어느정도인가요? 매체마다 다른데 짧은 소설, 제일 적게 받은 걸 말씀드리면 오 만원 짜리도 있었어요. 제일 많이 받은 건 백이십만원인가. 오만원 받은 건 정말 짧은 거였어요. 엽편. 보통은 칠십에서 백삼십 사이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