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방 간극 커질수록 인구절벽·세대 단절 심화돼 의무복무제 운영 방식 변화해야 분야·성별 제한 없애 기회 제공 은퇴한 베이비부머 역할 제언 농촌서 사회공헌활동 찾아야 주류로 등장한 MZ세대 주목 연착륙 여부에 한국 미래 달려

◇넘은 선진국 문턱,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 =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7월 2일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그룹으로 변경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32개국이 속한 그룹 B에 속하게 된 것이다. OECD에 가입했던 1996년 이후 25년 만이다.

자학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잖아 보인다. 크게는 수도권과 지방(역)으로 나뉜 이분법적인 현실과 정치논리 그리고 이것이 낳은 지방소멸위기다. 여기에는 고령화, 청년일자리, 인구절벽, 빈부격차라는 말들이 함축되어 있다.

문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일명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길어야 10년,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선이 예정되어 있고 향후 4년을 책임질 지방수장을 뽑는 선거는 6월 1일이다. 이 두 선거가 가진 의미가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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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가 하동군, 하동교육지원청과 3년째 진행 중인 '고장사랑하동투어'에 참가한 초중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문환 시민기자

◇인구절벽이 낳은 세대 갈등과 미래세대 부담 = 어느 지방도시를 가서 보더라도 비슷한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인구 ○○만, 필사적으로 지키자"와 같은 것들이다. 이 현수막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애향의 마음이 물씬 풍기기는 하지만 말이다.

정부에서 뒷짐 지고(?) 있는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다. 돈 쏟아부었다고 항변하겠지만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이 느끼기에는 인구정책에 관한 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했던 '필사'의 노력은 하지 않았다. 이런 인구절벽은 곧바로 세대 단절, 세대 갈등으로 이어졌다. 이 문제 해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다. 내년이 바로 그해다. 이 문제를 풀어야 할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여느 때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 하겠지만 내가 볼 때에는 여느 때와 다르게 보인다.

현실적인 대책이 공약으로 이어져야 하고 이것이 실행되어야 한다. 인구정책에 관한 한 중앙정부가 통합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꼬시래기 제 살 뜯어먹기 식'의 이전투구는 더 이상 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

◇일 속에 만난 경제학자 정영록 교수 = 지역에서 주민여행사를 개업한 후에 여러 인사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여행을 저변에 깔고 교육, 지역활성화(마을재생), 문화기획 등의 일들을 하고 있기에 관련 중앙,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학계, 교육계, 농어촌 등등의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분들을 통해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듣고 지역(방)의 문제들을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정영록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난 것도 그런 일련의 만남을 통해서다. 2019년 3월께 경남도 경제혁신추진위원회 산업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정 교수는 수소문 끝에 주민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를 만나고 싶어 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여러 차례 경남과 전남의 해안지역과 인근 도시들을 같이 답사했다.

중국 전문가인 그는 '중국의 세기'에 대비 국가 미래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으면서 몇 가지 사안에 대하여 실행가능성을 두고 나와 의견을 여러 차례 교환했다. 지난해 말 약 80% 완성된 그의 초고를 읽었고 내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했다. 생애주기형 정책 도입을 통해 세대 단절과 갈등의 고리를 끊고 '알짜 국가'를 건립하자는 것이 핵심 논지였다. 이번의 기고는 지난 5월에 발간된 정영록 교수의 <대한민국 경제혁신 피팅 코리아>(하다출판)의 논지를 이어받아 내가 생각하는 '대안사회'에 적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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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지리산 자락으로 귀촌하여 2도5촌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정영록 교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미래 세대들과 만나고 있다. /조문환 시민기자

◇대한민국 전략자산 국민개병제(의무복무제) = 대한민국 남자 청년이라면 짊어져야 할 숙명인 군복무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켜낸 골격이라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 이것이 미래 대한민국 전략자산이라면 어떨까? 군사적인 면에서 전략자산이라면 현재로서는 F35, F22랩터와 같은 전투기 등을 일컫는다. 5세대 전투기들인 이들은 머잖아 6세대 전투기들로 대체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전략자산에서 퇴역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자산은 바로 국민개병제라 할 수 있다. 인생의 황금기 20대 초중반에 짊어져야 할 개인의 부담이 국가적으로는 전략자산이라는 것이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