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로컬] (1) 로컬네트워크의 힘

순창 재즈 페스티벌, 공연 보며 지갑도 열리고

하동 놀루와, 어르신댁 민박 등 여행 코스 구성

광주 더펫하우스, 반려인·반려동물 교육 제공

전북 순창 지역에서는 2016년부터 매년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4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는 '순창VIBE(바이브)'라는 이름으로 지난 9월 28일에 열렸다. 읍내 한복판의 고즈넉한 한옥에서 탭댄스가 곁들여진 재즈 공연이 열렸고, 근처 유기농 미나리 농장에서는 휘황찬란한 '디제잉 파티'가 펼쳐졌다. 순창 읍내의 대표적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카페들도 이날은 재즈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고추장으로 유명하던 순창에 때아닌 '재즈 바람'이 분 건 지역 내 여러 조직이 뭉치면서다. 'BOVO문화관광연구소'를 중심으로 영농조합 '치유벗', 마을조합 '창림문화마을', 농가 연합 '청순밥상', 농부 요리사 팀 '요리부엌마슬' 등 다양한 업(業)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목표는 하나다. 순창을 '힙(hip)'한 곳으로 만드는 것. 올해 축제에는 해외 재즈 뮤지션팀까지 초청해 '글로벌'하게 꾸몄다.

주민 조직들이 손잡고 지역 위한 '상생 비즈니스' 모색

순창에서 재즈 페스티벌을 열자는 아이디어는 장재영(43) BOVO문화관광연구소 대표에게서 나왔다. 장 대표는 2016년 여행 삼아 순창을 찾았다가 정착해 카페 겸 재즈 공연장 '방랑싸롱'을 운영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역의 대표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순창에 고추장 말고 다른 특산물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공감한 주민들이 흔쾌히 참여해준 덕에 매년 무사히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고 했다.

공연은 순창 읍내 곳곳에서 열린다. 페스티벌에 대해 모르던 사람들도 오며 가며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밥도 먹고 물건도 사면서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장 대표는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마을 장터 '촌시장'과 협의해 9월 장날을 페스티벌 날짜와 맞췄는데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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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경남 하동의 '놀루와협동조합'(이하 '놀루와')은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세운 여행사다. 식당, 와이너리, 막걸리 양조장, 유정란 농장, 다원(茶園) 등을 운영하는 하동 주민 8명이 2018년 8월 놀루와를 설립했다. 오랫동안 하동군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던 조문환(56)씨가 놀루와 대표를 맡았다. 조 대표는 "하동에서 태어나 쭉 살면서 흔히 농촌 문제로 지적되는 고령화, 공동화(空洞化)의 현장을 두 눈으로 지켜봐 왔다"며 "농촌이 살아나려면 주민들이 힘을 모아 서로 도와가며 수익을 얻는 '협력적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