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히는 어두운 과거들이 보내는 신호

감정은 참으로 무서운 아이예요. 기분이 좋고 나쁜 컨디션 문제를 떠나서 한 번 두려움에 빠지면, 생체 리듬까지도 바꾸어 버리니까요. 예컨대 강아지한테 물리면 그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어 이후에는 강아지만 봐도 뒷걸음질 치는 것처럼 말이죠. 이럴 때 흔히 우린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이유를 ‘트라우마’ 탓으로 돌려요. 왠지 트라우마라고 하면 이 모든 상황을 복잡하게 설명할 것 없이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 것만 같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트라우마는 진짜 트라우마의 겉핥기 수준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트라우마에 빠졌다’라는 말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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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의미는 심리학으로 거슬러 올라가

심리학에서 말하는 트라우마는 정신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격렬한 감정적 충격을 뜻하는데요. 우리가 일상에서 주로 쓰는 ‘트라우마에 빠졌다’도 이러한 의미에서 쓰이고 있어요. 과거에 경험했던 사건, 사고 그리고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상황에서 당시의 감정이 되살아날 때에 발생해요. 트라우마는 사건의 크기에 따라 큰 트라우마(전쟁 경험, 학대, 교통사고 등)와 작은 트라우마(따돌림, 폭언 등)로 분류되긴 하나, 교통사고에 당했다고 해서 무조건 트라우마에 빠지는 것은 아니에요. 트라우마의 유무는 사건을 감당하는 개인의 감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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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문제가 생겨도 트라우마라고?

과거에는 트라우마를 심리학에서만 다뤘지만, 요즘은 뇌 활동을 통해서도 트라우마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어요. 뇌 과학에서 말하는 트라우마는 무의식과 의식을 담당하는 뇌 안쪽의 편도와 해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데요. 평상시에 편도와 해마는 외부에서 들어온 기억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데 있어 완벽한 케미를 보여주지만, 트라우마가 될 정도의 사건이 벌어지면 불안과 공포를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급증하고 완화와 안정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감소하면서 균형이 무너져요. 항상성을 강조하던 해마의 비중이 줄어들면 과거의 충격을 연상할 수 있는 작은 단서에도 편도가 과잉 반응해 트라우마를 되살리죠.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트라우마가 지금 벌어진 일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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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지만 다른 두 용어, 트라우마와 PTSD

트라우마, 이제야 감이 오기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트라우마보다 이 단어를 많이 쓴다고 하죠? SNS에서 자주 보이는 ‘그만해, 나 PTSD 올 것 같아’의 PTSD가 그 주인공인데요. 사람들이 트라우마와 PTSD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알고 보면 이 둘은 엄연히 다른데 말이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도 불리는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심각한 외상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 장애를 의미합니다. PTSD는 문제가 되는 외상을 경험하고 한 달 또는 1년 이상이 지난 후에도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인데요. 우울증, 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 중 하나라고 보면 쉬워요. 그렇지만, 다수가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라고 해요. PTSD와 달리 트라우마는 질환이 아니에요. 트라우마는 PTSD를 발생시킬 수 있는 전제 조건이고요. 트라우마로 인한 여러 후유증 안에 PTSD가 포함된답니다.

나도 PTSD일까? 고민된다면

PTSD는 과연 어떤 행동을 보일까요? 아래의 4가지 행동 유형을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