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부터 플러레 펜싱을 했습니다. 저 사람은 어딜 찌르면 어떻게 막는지, 공격할 땐 어딜 노리면서 어떤 페이크를 주고 나오는지를 파악하고, 이렇게 하면 찌를 수 있겠구나 생각한대로 상대가 찔릴 때 너무 즐겁습니다. 인풋과 아웃풋을 적절히 연결시켜 다음 동작을 선택하는게 ML 모델 훈련 같달까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폭 넓은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선수 지망생부터, 중고등학생 선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성인 동호인과 함께 운동하고 부대끼면서 이공계에 있지 않은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대화하면서 예상한 방식으로 대화가 흘러가지 않을 때 한 걸음 물러서서 상대방과 나 사이에 어떤 이해의 차이가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다른 접근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자세도 키우게 되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운동 빼면 주로 '뭐 해 먹지?' 고민하고 Youtube 을 뒤져봅니다. 부엌이 비좁아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Pre-Covid 에는 파스타 위주로 해 먹었지만 2020년부턴 스펙트럼을 넓혀서 일본 가정식, 태국 음식, 올해는 한식에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아직 유튜브 재생목록에 못해본 요리가 120가지가 넘어서 얼른 넓은 부엌을 갖는게 다음 목표입니다 😂
2021년 9월 미국 동부에 사는 친구들의 집에 묵으면서 요리로 숙박비를 대신했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집 없이도 디지털 노마드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반도체 인라인 관리하다가 왜 사람이 차트를 직접 눈으로 보고 지시를 해야 공정을 멈추고 수리에 들어가는 걸까 하는 회의감이 들어 퇴사하고 개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하기엔 사소하고 반복적인 일을 인간의 노력 없이 처리하거나, 사람의 인지능력을 벗어난 insight를 non-intrusive 하게 제공하는 기술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부하다 보니 단순 반복 작업을 줄이기 위해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 단순 반복 작업이 들어간다는 것을 깨닫고 쉬운 것 하나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완성된 모델이 가져올 편리함이 기대되어 이런 반복 작업을 기꺼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펜싱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국 펜싱장 지도 를 만들어서 서비스 중입니다. 비인기 종목의 특성상 대회 실황을 대중이 접하기 힘들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시에 10여개가 넘는 피스트에서 진행되는 개별 경기의 개인 라이브 스트리밍을 한 곳에 모아보는 대회 중계 플랫폼도 구축하는 중입니다. 또한 좀 더 많은 동호인이 동호인 대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동호인 랭킹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기 영상의 Motion Recognition 을 통해 우선권을 판단하는 Machine Vision 모델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는 경기 영상에서 선수의 3가지 동작만 인식하는 수준이지만 추후 다양한 동작을 인식하고, 그 순서에 따라 누구의 우선권인지 판단하는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