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vs 번아웃

점점 활기도, 표정도 잃어가는 친구. 걱정되는 마음에 무슨 일 있냐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 “인생이 재미없어. 열심히 살고 싶었는데.. 이젠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어.”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일과 후 힘 없이 침대에 누워만 있는 친구를 일단 일으켜 세워요. 그럴 때일수록 몸을 움직여야 한다. 나랑 같이 재밌는 걸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 하면서요. 만약 친구가 아닌 나 자신이라면, 스스로를 게으르다며 꾸짖고 자책하기도 하죠. 그런데 말이에요, 그런 때라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무작정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게 있어요.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이고,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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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과 번아웃, 어떻게 다를까?

‘아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는 생각이에요. 때론 숨 쉬듯 매 순간 하기도 하죠. 만약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괴롭다면..? 그건 그냥 게으름일 수 있어요. 반면 늘 똑같이 하던 일인데 어느 날 갑자기 힘에 부치거나 그 일 자체에 성취나 아쉬움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무감각해진다면 번아웃을 겪고 있는 걸 수 있어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게으름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라면, 번아웃은 ‘아무것도 의미 없어.’의 상태인 거죠.

번아웃, 정확히 무슨 뜻일까?

‘번아웃 증후군’이란 ‘일이나 학업에 의욕적으로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뜻해요. 신체적·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죠. burn out, 말 그대로 활활 타서 없어졌다는 거예요. 장작에 열심히 불을 붙여야 불길이 오르듯, 번아웃은 늘 무언가를 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올 수 있어요.

번아웃이 더 잘 오는 사람이 있다?

정신 건강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어요. 정신 건강이 약화되는 원인은 ‘예민한 기질인 사람이어서’라고요. 물론 예민한 사람이라면 작은 실수, 누군가의 부정적인 평가가 있을 때 그에 대한 걱정을 툭 털어내지 못한 채 계속 지니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이런 상황을 툭 털어내고 잊을 수 있는, 태생적으로 심리적 회복력이 좋은 사람도 있죠. 하지만 이렇게 예민하고 심리적 회복력이 약하게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가 번아웃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건 아니에요. 정확히는 어떤 사람, 성향인지 보다는 어떤 환경과 습관을 지녔는지에 따라 달라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