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재미삼아 찍던 사진이 생업이 되다 - 류승완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매월 발행하는 뉴스레터에 조합원 인터뷰를 싣습니다.

2016년 5월호에는 류승완 조합원을 인터뷰 했습니다. (이하 홍=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류=류승완)

홍 :기본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주활동이 뭔가?

류 :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다.

홍 : 홍우주 행사 있을 때마다 사진 찍어 주는 모습을 봤는데 조합원으로 뭔가 기여를 하겠다고 생각한 건가?

류 : 의식을 하고 사진을 찍는 건 아니다. 가는 곳마다 습관적으로 사진을 찍어서.

홍 : 지금까지 찍은 사진이 엄청 쌓여 있을텐데 체계적으로 아카이빙을 하나?

류 : 한숨이 나온다. 카메라가 한 대여서 폴더를 만들고 촬영 때마다 메모리를 카피하고 지우면 섞이지는 않는다. 다만 폴더가 숫자로만 이름이 붙어 있어서 나중에 사진을 못 찾는다.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

홍 : 아카이빙은 영원히 못하는 거 아닌가? 미뤄둔 숙제처럼 늘 생각날 거 같은데?

류 : 그렇다. 늘 고민만 하다가 인공지능이 어떻게 해결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글포토는 얼굴인식이 되니까 사람 검색이 일부 가능하다. 브로셔 모아 놓은 것도 엄청나다. 스캔을 뜨면 ocr기능으로 검색이 가능할 수도 있다. 세미나도 많이 다녔다. 홍우주 1차 총회도 갔었는데 그 때 촬영한 영상도 가지고 있다. 맥북에 문서앱을 열면 받아적기란 기능이 있다. 음성을 글자로 바꾼 다음에 태그를 걸면 음성파일도 검색이 된다. 아무튼 AI가 해결해주겠지 하면서 쌓아두고 있다.

홍 : 사진을 그렇게 오래 찍었으면 필름 사진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보관하나?

류 : 필름인 채로 있다. 초등학교 때 손으로 필름을 감아 돌리는 첫 35mm 카메라를 갖게 되었고 고등학교 때 삼성 AF슬림 35mm 카메라가 생겼다. 대학 때부턴 공연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밝은 렌즈가 필요해서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사려고 했는데 당시 DSLR은 천만원이 넘어서 미놀타 SLR 카메라에 니콘 필름스캐너를 물려서 사용했다. 공대 졸업한 후 회사 다니면서 알바처럼 사진을 찍다가 2012년도부터 사진가로 전업했다. 1999년 대학 졸업하고 SLR 카메라 사용한 이후부터 알바를 했으니까 대략 사진 경력이 20년 다 되어 가는 듯하다.

홍 : 초등학교 때부터 사진을 찍었다고 할 만큼 의식적으로 찍고 다닌 건가?

류 : 사진을 좋아하다 보니까 재밌어서 계속 찍었다.

홍 : 그 때는 주로 뭘 찍었나?

류 :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주로 찍었고 인물은 안 찍었다. 사람 찍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공연은 그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기록해두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홍 : 초등학교 때 이미 사진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거네?

류 : 그냥 필름이 아까웠다. 36방짜리 찍으면 끝이고 새 필름을 사려면 돈이 들어 가니까 의미 없는 건 찍기 싫었다. 기록으로 남길만한가 생각하면서 셔터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