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대한 글이지만 사실 저는 크게 고민이 없다. 다행히도 당장 먹고사는데 지장 없고 갖고 싶은 것도 딱히 없다. 하고 싶고 알고 싶은 건 지만 딱히 고민이라고 할 수 없는 게 내 사지와 머리를 움직이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해결될 일인 거다. 욕심은 많은데 게을러서 몸과 마음을 바라는 만큼 움직이지 않는 게 고민이라면 고민이랄까. 그런데 고민의 정의를 제대로 확인하고 나서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고민苦悶 마음속으로 괴로워하며 속을 태움
이제까지 해온 내 고민의 깊이는 참으로 얕다. 얼마나 얕냐면 이러하면 좋겠다, 저거 해야 하는데 정도의 바람 혹은 감상이나 생각에 그칠 정도이다. 뜻대로 안되어 속상한 적은 많지만 의미 없는 긍정 마인드와 정신승리라는 치트키를 가지고 얼렁뚱땅 넘기는데 도가 텄다. 괴롭고 속이 타도 내 손을 벗어난 일,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은 그저 마음속에 묻어두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나는 평탄한 삶(?)을 살고 있어 큰 고민이 없다지만 8조 여명에 가까운 전 세계 사람들은 어떤 고민거리를 안고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그래서 찾아 본 2022년 세계의 고민거리. 전 세계 통계자료를 분석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Statista Reesearch 팀의 자료에 의하면 2022년 2월 현재 전 세계의 최대 고민은 코로나 바이러스란다. 전 세게 35%의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고민이라고 손들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예전에 '땡전뉴스'라는 말이 있었다. 제5공화국 당시, 그러니까 전두환 씨가 대통령이었던 1980년부터 1988년, 이 당시에는 텔레비전에서 저녁 9시가 땡 치면 "전두환 대통령은..."으로 시작하는 대통령 현황으로 저녁 뉴스가 시작되었단다. 요즘에야 인터넷과 유튜브와 짤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라 저녁 뉴스 시청률이 10%대 나오면 훌륭하지만 예전에는 전 국민이 모여 앉아 같은 드라마, 같은 뉴스를 보던 때다. 시계 중 '땡'치면 '전두환'이 나와 땡전뉴스라는 말까지 등장한 거다.
요즘 시대에는 땡전뉴스 대신 땡코뉴스라고 해야 한다. 뉴스 시간 땡 치면 '오늘 코로나 확진자 수는...'으로 시작하는 뉴스를 보아온 지도 벌써 3년째, 지칠 때도 되었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통계 자료이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들이 있다.
관전 포인트 1: 고민의 추세가 줄었다
같은 주제로 꾸준히 조사해 Iposos 리서치 팀에 의하면 2020년 2월부터 현재 2022년 2월까지의 고민 추세는 전체적으로 많이 줄었다. 물론, 2020년 2월은 코로나가 최고치에 이르던 때니까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다. 그렇지만 세계의 최대 고민 5가지의 모든 수치가 안정적인 추세라는 거다.
관전 포인트 2: 사회적 불균형은 나라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 문제다
역사상 유례없을 코로나를 제외하면 전 세계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빈곤과 사회적 불균형이다. 31%의 사람들이 고민거리고 주저 없이 꼽았을 정도니까. 우리나라에서도 급격히 증가하는 노인 빈곤율이라든지 있는 사람들은 더 잘 살게 되고 없는 사람들은 더 어려워지는 사회적 불균형이 대두되고 있다. 사회적 불균형,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이로 인해 경험하는 상대적 박탈감은 사회 전체에 무기력함을 불러일으키고 혁신을 저해하며 때로는 아주 작은 계기를 통해 사회 전체를 뒤흔들기도 한다. 사회적 불균형은 나라의 크기나 수준, 지역에 관계없이 공통되게 나타나는 보편적 걱정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