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꿀벌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그 많던 꿀벌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꿀벌 실종이 처음 보고된 것은 2006년 미국에서였어요. 2007년 집계해보니 미국 내 양봉가의 벌 3분의 1, 무려 300억 마리가 사라진 거에요. 더 큰 문제는 원인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2007년 신조어로 ‘CCD(Colony Collapse Disorder·군집 붕괴 현상)’를 선정하기도 했죠.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겨울부터 올 봄까지 꿀벌 78억 마리가 사라지는 사태가 벌어졌어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 숫자만큼 사라진 셈이죠. 세계 곳곳에서 꿀벌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꿀벌이 사라지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이상기후·해충·살충제·미세먼지 원인설까지

/출처=그린피스와 매거진B가 협업해 발간한 기후위기 식량 보고서. (보고서 전문 다운로드 링크 )

/출처=그린피스와 매거진B가 협업해 발간한 기후위기 식량 보고서. (보고서 전문 다운로드 링크 )

집단 실종'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폐사가 맞는 말이에요. 꿀벌들이 다른 데서 살림을 차린 거라면 다행이지만 그게 아니라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죽고 있는 거니까요.  벌들은 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채 죽음을 맞는 걸까요. 지난달 13일 농촌진흥청은 월동벌 피해 합동조사 결과에서 몇가지 원인을 추정했어요.

“이상 기후로 벌이 약해졌어”

지난해 가을은 평년보다 낮은 기온으로 어린 꿀벌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는데, 반대로 겨울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꿀벌들이 평소보다 일찍 활동에 나섰어요. 그러다 다시 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진 시기에 약해진 벌들이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집단으로 폐사했다는 설명.

“피해 농가 대부분에서 해충이 발견됐어”

대부분 피해 농가에서 꿀벌응애가 관찰됐어요. 꿀벌응애는 꿀벌에 기생하면서 체액을 빨아먹는 진드기로 꿀벌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요.

“말벌 잡자고 뿌린 살충제 때문에...”

검은 말벌 등 꿀벌 포식자가 번성하자 과도한 양의 살충제를 살포한 것이 꿀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하지만 이런 이유 중 어느 것도 꿀벌 실종의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해요. 때문에 정부는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고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꿀벌 집단 실종 현상도 한 가지 뚜렷한 원인이 아닌 기후변화, 해충 대발생, 신종 바이러스, 미세먼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측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