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3

서찬휘(SEO ChanHwe)

아이의 개학 첫 날입니다.

아침에 학교에 가는 길목 앞 횡단보도까지만 데려다 주었습니다. 아침 횡단보도를 지켜주시는 할머님들은 바뀌었습니다. 이번 할머님들과도 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학하면서 봄이는 2학년이 되었습니다. 선생님도 바뀌고 친구들도 바뀝니다. 그리고 돌봄교실에 애를 맡기는 첫 날이기도 했습니다. 정원미달로 우여곡절 끝에 돌봄교실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덕분에 학원을 돌리지 않고도 낮 동안에 원고 쓸 시간을 벌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변명할 여지가 남지 않았습니다. 눈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원고들을 해치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할 텐데 말이에요.

아빠는 오늘 좀 쓸데없이 바빴습니다. 당장 다음날이 이번에 처음으로 출강하게 된 대학의 개강날이어서 수업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엄마가 마무리 지은 원고의 식자도 붙여 편집해 내보내기도 했고요. 어째서인지 자동차 번호판이 떨어져서 그 나사를 구하러 다녀와야 했는데, 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대로 차 태워서 같이 다녀왔습니다. 드라이브~라고 했지만 사실은 어쨌거나 차 고치러 다녀오기만 한 셈이지요. 학교에 다녀오니 그나마 덜 심심하겠지만, 방학 동안 뭘 했냐는 질문이 담긴 종이에 '카페 가고 도서관 가고 도서관 갔어요'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겠더군요. 여름에는 좀 더 다이나믹하게 놀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도 다니고. 그러니까 이번에 집어넣은 영상 기획안이 통과되면 참 좋겠는데, 어떨는지 모르겠네요. 오늘이 심사일이었던 모양인데요.

봄이는 학교에서 다녀와서 꽤 설레었던 모양입니다. 학교가 설렐 수 있단 게 참 다행입니다. 아이도 자기 시간으로 들어갔으니, 아빠도 더 가열차게 일해야겠습니다. 당장 내일이 개강이네요. 다음주 화요일이면 다른 학교의 개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목요일엔 다른 교육 과정의 개강일... 와아. 살려주세요.

It's the second grade's first day of school for my child.

In the morning, they only took me to the crosswalk in front of the way to school. The grandmothers who watch the morning crosswalk have changed. I hope I can be close to my grandmothers this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