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향기가 주는 묵묵한 위로”

향기작가 ‘한서형’**

한서형 작가의 생활 공간인 ‘존경과 행복의 집’에 발을 내딛자, 향긋한 허브 향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황홀한 기분도 잠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

ER6_2416 (1).jpg


“외로움에 익숙해져 있던 저에게

향기는 하나뿐인 친구 같은 존재로 다가왔어요.”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 마음이 힘들었던 시절, 한서형님이 매일 거울을 보며 10번씩 외친 말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외롭게 자라 온 서형님에게 향기라는 ‘친구’가 손을 내밀기 전까지, 그의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습니다. ‘행복’의 정의에 대해 늘 머릿속에 물음표를 가지고 있던 서형님의 얼굴에 마침내 미소를 머금게 한 향기는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요?

“내가 나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고 사는 삶이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내가 나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고 사는 삶이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국내 1호 향기작가. 당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서형이고요. 천연 재료를 이용해 향기를 만드는 사람이자, 그 향기로 누군가의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이에요.

원래부터 향에 관심이 많았나요?

어렸을 때부터 향에 진심이었어요. 우리가 향이라고 하면 향수나 인공 향료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사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다 향이에요. 저는 학창 시절 버스에서 내려서도 30분 정도를 더 걸어야 할 정도로 멀었어요. 그 거리를 걸을 때마다 늘 자연의 향기가 제 곁을 맴돌며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죠. ‘아, 자연의 향이 나를 수호천사처럼 지켜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물씬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천연 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향기작가라는 명칭이 생소해요. 조향사가 아닌 작가라는 명칭을 붙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도 향을 만드는 직업이긴 하지만, 조향사라는 말은 스스로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조향사가 기술을 이용해 향합 베이스로 향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저는 영감과 스토리로 향을 만드는 사람이거든요. 예를 들어, 남들에게 라벤더 향을 설명할 때, 사람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의 향이라고 말하죠. 한 가지 향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스토리텔링을 하며 향을 만드는 것이 제 방식이에요. 확실히 조향사보다 작가가 더 어울리지 않나요? (웃음)

한서형님이 작업한 향기를 입힌 달항아리. 도자기는 깨지기도 쉽고, 향도 약하기 때문에 나무로 된 형태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한서형님이 작업한 향기를 입힌 달항아리. 도자기는 깨지기도 쉽고, 향도 약하기 때문에 나무로 된 형태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향을 만드는 작업을 이어오다가, 작품에 향을 입히기 시작한 언제부터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