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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1년 회고를 쓰려 했는데, 작년, 그리고 제작년 회고를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연간 회고는 유용하지 않다. 회고의 사이클이 길면 길수록, 회고를 통해 얻는 피드백은 약해진다. 주간, 월간 회고 정도가 의미가 있다. 따라서 1년을 돌아보며, 회고를 하기 보다는 정리를 해보았다. 정리의 방법으로 각 달 별로, 내게 가장 중요했던 순간을 기록한 트윗 1개에서 최대 3개를 엄선해, 그 때 했던 생각을 부연하거나, 지금 드는 생각을 비교해 적었다.

1월

https://twitter.com/SungdooYoo/status/1348881048516521984

7월에 이사 하자마자, 집 앞의 뭉게뭉게 구름 피는 굴뚝이 있는 빨간 지붕위에 하얀 눈이 내리는 날을 상상했다. 산타클로스가 방문할 것 같은 그림이 현실에 펼쳐졌을 때,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았다.

2월

https://twitter.com/SungdooYoo/status/1359720880956338177

신규 입사한 주니어 개발자가 맘편하게 새로운 기능을 만들 수 있도록, 유저가 거의 방문하지 않는 곳에 새로운 서비스 하나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피그마로 디자인도 하고, 서버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받고 과로도 했지만, 올해의 가장 큰 성장을 할 수 있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아직 서버 개발을 자유자재로 할 순 없지만, 필요한 순간에 언제든 뛰어들 순 있다는 자신감 정도는 얻었다.

https://twitter.com/SungdooYoo/status/1361096330454573058

백기완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 “먼 길을 가는 사람은, 고개는 들어도 허리는 굽는거야”라고 하셨던 선생님. “부심이의 엄마생각”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 읽었다.

3월

https://twitter.com/SungdooYoo/status/1367130562096336896

변희수 하사님이 돌아가셨다. 군대가 조금이라도 바뀌려는 순간, 변 하사님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수준의 진보를 목격한 순간, 변하사님의 동료들과 군단장급의 고위 인사들마저도 이제 트렌스젠더가 외계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그 다음 순간. 국방부의, 언론의, 그리고 혐오를 즐기는 사람들의 돌팔매로 소중한 생명이 꺼졌다.

https://twitter.com/SungdooYoo/status/1376522923024871428?s=20

아내는 정말 유능하다. 회화과 졸업하고, 북디자이너를 하다가, 이제는 IT 기업의 디자이너다. 그러면서도 그림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 아내는 미대 회화과 친구들과 줌으로 아이패드 드로잉을 함께 배우고 있는데, 19세기 스타일의 그림을 전통 회화과 출신들이 아이패드에 그림그리는 법을 화상채팅으로 배우고 공유하는 모습이... 정말 21세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