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탑동 아라리오로드. /사진=일용언니
제주 원도심에 속한 탑동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의 명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번화한 거리였대요. 하지만 인근에 있던 행정기관과 대형병원 등이 신제주로 옮기면서 구도심인 탑동은 빈 건물만 가득한 유령도시가 돼버렸어요. 이곳에 변화가 일어난 건 지난 2014년 아라리오 뮤지엄이 들어서면서부터. 아라리오가 탑동 시네마와 동문 모텔 두 곳 등 이 일대 건물을 사들여 뮤지엄을 꾸민 이후 트렌디하면서도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들이 속속 입점하면서 이젠 제주의 힙플레이스로 변신했어요. 지구용레터 메인 콘텐츠로 소개해드린 코오롱의 솟솟리버스 외에 환경에 관심이 많은 우리 용사님들이 어떤 곳에 들러서 뭘 보면 좋아할지 정리해봤어요. 제주 공항까지 차로 15분 거리에 있으니 제주 여행 전후로 둘러보기에 딱!
맨 위 사진의 오른쪽 빨간색 건물이 바로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에요. 2005년 문을 닫은 제주 최초의 복합 상영관인 탑동 시네마 건물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살려 미술관으로 바꿨어요. 세계 100대 컬렉터인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이 평생 모은 현대 미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작품과 더불어 과거 영화관이었던 흔적이 어떤 방식으로 남아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에요.
여기가 바로 줄서서 사진 찍는다는 제주 탑동 디앤디의 포토존. /사진=일용언니
아라리오 뮤지엄 바로 건너편에 지난 2020년 문을연 디앤디는 편집숍과 음식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에요. 일본과 한국, 중국 등에 11개 지점이 있는데 숙박시설까지 겸하는 곳은 디앤디 제주가 유일! 게스트하우스는 아라리오 제주가 직접 운영하는데 모든 가구와 소품이 재활용품이에요. 귤을 담던 박스나 사무실 집기 등을 썼어요. 식당에서는 제주에서 공수한 로컬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고, 2층 편집숍에서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날 수 있어요. 귤을 담아 옮기던 나무 상자로 만든 상, 주류 로고가 박힌 업소용 컵에 디자인을 가미한 컵 등이 눈길을 끌었어요. 제주에 살고 계신 용사님이라면 개인 용기에 세제를 구매해 올 수도 있어요.
해외 느낌 낭낭한 제주 탑동 프라이탁 외관. /사진=일용언니
서울에도 몇군데 없는 프라이탁, 제주 탑동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 그것도 무려 플래그십 스토어와 같은 제품 라인업의 ‘F-스토어’에요. 폐 현수막 등을 업사이클링해 만드는 프라이탁은 제품마다 색깔, 무늬가 모두 다르죠. 당연히 매장에 따라서 전시하는 제품도 달라 여러 매장에 놀러가는 재미가 있어요. 에디터가 유일하게 가본 이태원 프라이탁 매장과 비교하면 제주 매장은 조금 더 넓고 제품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사악한 가격에 관심가는 제품을 살포시 내려놨지만, 알록달록한 컬러 덕분에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 전환!
그리고 탑동 프라이탁에 갈땐 건물 외부 계단을 이용해보세요. 뷰도 좋고, 이국적인 옥상 정원도 구경할 수 있어요. 매장 내부에선 사진 촬영이 불가해 외부 계단 사진으로 대체할게요. 참, 1층엔 자전거계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몰튼(MOULTON) 자전거와 자체 제작 티셔츠, 뱃지 등을 판매하는 포터블(Portable) 그리고 유쾌한 사장님이 계시니 이곳도 같이 둘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