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친구가 되는 연습”

명상가 ‘김현경’**

“차 한 잔 먼저 할까요, 백차 괜찮으세요?”

둥지처럼 안락한 공간에서 명상가 김현경님을 만났습니다. 고소하고 포근한 차 향기와 따뜻하고 보드라운 찻잔의 감촉 그리고 활짝 열어둔 창을 통해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한적한 오후의 동네 소리로 오감을 깨운 후, 그는 본인이 직접 경험한, 명상이 우리 몸과 마음에 주는 영향에 대해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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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제2의 삶을 덤으로 살고 있어요.

이 삶은 나눔을 하며 사는 게 소명이 아닐까 생각해요.”**

‘명상’하면 무엇이 상상되나요? 저는 높은 파도에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어떤 순간에도 평정을 유지하며 평온할 수 있는, 쉼표 같은 삶이 떠올라요. 명상가인 현경님 역시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춤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하고 있는데요, 사실 명상을 만나기 전 그의 삶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해요.

“명상하면서 제2의 인생을 얻었어요.”

“명상하면서 제2의 인생을 얻었어요.”

현경님과 마주하니 왠지 마음이 평온해져요.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할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명상 안내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현경입니다. 지금 계신 이 공간, 명상 라운지 ‘맺다’를 운영하고 있어요. 흐름에 따라 지금 이 자리의 주인장이 되어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는 저도 궁금해요(웃음).

명상 수업에서 첫 질문으로 ‘명상을 왜 하고 싶은지’ 묻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주로 어떤 답을 듣나요?

‘쉬고 싶어서’요. “제대로 쉬는 법을 알고 싶어서 왔어요.”라는 답을 많이 들어요. 뭐든지 의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명상을 아예 처음 하는 분들이 많이 오시거든요. “친구 따라서 그냥 왔어요.”라고 하는 분도 있어요. 그냥 흥미로워서, 궁금해서라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진짜 이유가 있을 거거든요. 몸으로 알고 있어도 그걸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잘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요. 그래서 ‘명상을 왜 하고 싶은지’ 생각하면서 잠시 본인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내요.

“명상을 하기 전과 후의 제 삶은 정말 달라요. 지인들이 놀랄 정도였어요.”

“명상을 하기 전과 후의 제 삶은 정말 달라요. 지인들이 놀랄 정도였어요.”

현경님에게도 처음이 있었을 텐데요, 현경님은 어떤 계기로 명상을 시작하게 됐나요?

패션 바이어로 정말 바쁘게 일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한창 일 할 시기였던 30대 중반에 암 진단을 받았어요. 항상 나보다는 외부의 일을 중요시하며 살다가 결과적으로 몸에서 “정신 차려”하고 소리를 지른 순간에서야 불편함을 자각한 거죠. 당장 수술을 권유 받는 그 순간에도 ‘며칠 휴가 받아야 하는지, 급한 거 아니면 나중에 해도 되는지’ 물을 정도였어요. 그렇게 수술하고 항암치료도 6차까지 했어요. 그리고 병원에서 “치료 종결합시다.”라고 한 순간부터, 나를 이제 어떻게 회복시켜야 하나 싶더라고요.

그때 발레 스트레칭도 하고 요가도 했는데, 요가 사바아사나 때 막 펑펑 울었던 게 기억나요. ‘내 몸이 이렇게 움직일 수 있구나, 내가 이렇게 호흡할 수 있구나’를 처음으로 느낀 거예요. 긴 기간 동안 치료받았지만 그건 의료적인 행위로 몸 상태를 체크한 거지, 내가 스스로 내 몸을, 호흡을, 아픔을 보듬어준 순간은 없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이렇게 움직임으로 스스로를 자각하고 그 후에 명상으로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아팠던 나를 마음으로 돌보고 진정한 나로 회복시킬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정말 단순히, 내가 경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암 환자들에게 나눔 하면 너무나 좋겠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명상 수련을 하게 됐어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괜찮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