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루시그넘 CTO 벨라입니다.

블루시그넘의 CTO는 어떤 자리인가요?

CTO가 하는 구체적인 역할은 아마 회사마다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블루시그넘의 경우에는, CEO나 기획자가 목표 지점을 잡고 깃발을 꽂아줬을 때 그 깃발까지 가는 가장 좋은 길을 트는 게 제 몫인 것 같아요. 주 업무는 개발 쪽이지만, 심리학을 전공했어서 서비스 기획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개발과 기획을 잇는 연결다리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네요.

전에는 제가 한 분야에 특화되지 않았음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어요. 커리어가 명확한 사람들에 비해 방향성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여러 분야를 아우른다는 것이 저만의 강점이자, 저희 팀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더라고요. 이제는 개발과 기획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귀한 능력인지 알기에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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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심리학과 통계학을 함께 전공하셨다니, 꽤 특이한 조합이에요.

앞서 말했듯이, 늘 다양한 영역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시절에는 이과 공부를 주로 했지만, 그 쪽으로 제 진로를 한정짓기에는 다른 재밌는 것도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까지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진로 결정을 미루고 싶어서 자유전공학부를 택했죠. 대학에 와서 이런저런 수업을 듣다가 심리학에 관심이 생겼고요. 나의 시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과 행동들이 세상에 참 많잖아요. 그것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그렇게 들었던 여러 수업 중 통계학 수업도 있었는데, 그 쪽에서 유독 성적이 잘 나오더라고요. 공부하면 할수록 이치를 깨닫게 되고, 쓰임새가 직관적으로 와닿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적성에 맞는 듯해서 자연스럽게 통계학을 선택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선택했던 전공들이 지금 하는 일에 어떻게 쓰이고 있나요?

일단 통계학을 배운 덕에 숫자로부터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해내는 일에 익숙해요. 제품을 만들면서 딥러닝 모델을 설계하고 개발을 할 때도 통계적 기반이 있기에 함수를 쌓는 방법을 조금 더 빨리 찾는 것 같고요. AI 기술의 이론적 배경이 통계학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비교적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더라고요.

심리학을 전공한 것은 업무적인 면에도 당연히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도 제가 넓은 관점을 가지도록 해준 게 더 크다고 느껴요. 정답이 없는 학문이잖아요. 식이나 수로 얻을 수 없는 것들, 함부로 단언할 수 없는 것들의 중요성을 배웠어요. 어떤 진리를 쫓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돕기 위한 학문이라는 점이 신선하기도 했고요.

블루시그넘에서 일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뻔한 답이지만, 역시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볼 때 가장 보람차고 힘이 나요. ‘당신의 상담소’에 어떤 분이 남겨주셨던 리뷰가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요. 이 게임을 하고 나서 실제로 상담소에 찾아갈 용기를 얻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한 이유가 전문적인 심리치료에 대해 장벽을 느끼는 분들에게 더 쉽고 편안하게 다가가고, 궁극적으로 그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였거든요. 막연히 바라던 것을 어쩌면 정말 해낼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던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팀원들이 블루시그넘에서 의미를 찾으며 일을 하시는 모습을 볼 때도 정말 뿌듯해요. 함께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게 아주 중요하잖아요. 같은 마음으로 각자의 일에 몰입하고 있음이 강하게 와닿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럴 때 정말 우리가 한 팀이라는 걸 느끼면서, 흐뭇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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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원들이 블루시그넘의 소통 방식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주셨어요. 벨라가 생각하는 블루시그넘식 소통은 무엇인가요?

블루시그넘은 존중과 효율을 병행하며 소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사실 사람마다 기준이나 선호가 다르다 보니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저는 개인적으로는 효율을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지만, 그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요.

제가 생각하는 블루시그넘식 소통은 존중어린 솔직함이에요. 단순히 떠오르는 모든 것을 내뱉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극도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솔직함이요. 필요한 내용은 반드시 전달하고, 불필요한 무례함은 제거하는 것이 핵심인 것 같아요. 이 핵심을 모두가 이해하고 있어서 저희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동료들에게 회사 자랑을 해주세요!

블루시그넘은 유능하고 능동적인 팀원들 덕에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멋있는 팀이에요. 누군가 일을 건네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각자 고민하고 실행해나가는 과정이 재밌고, 그 과정을 이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게 참 좋습니다. 블루시그넘에 들어오신다면, 틀림없이 본인만의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오늘 로또 1등에 당첨되더라도, 내일 블루시그넘으로 출근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