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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 심리에 대해 놀라운 통찰을 담고 있는 책. 프랑스 대혁명의 사례를 중심으로 군중들이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20년 전에 쓰여진 책임에도 책 내용은 마치 현대에 쓰여진 것과 같게 느껴질 정도로 현대에도 유효한 내용인데, 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루는 지식은 수천 년이 지나도 유효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 다음 세대의 종이 나오기 전까지 이 내용은 계속 유효할 것이라 생각 함.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군중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인데, 이는 개인의 합리성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서 설령 합리적인 개인들로 구성된 군중이라도 군중 차원의 행동은 비합리적이 된다는 것. –나도 이 주장에 100% 동감한다. 복잡함의 원리에 따르면 그 둘은 서로 레이어가 다른 문제다– 그 비합리적인 군중의 모습이 흡사 비합리적인 개인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하는 점이 흥미로움.

물론 군중을 무조건 나쁘게만 보지는 않는데, 특정 상황에서는 군중들이 희생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 그래서 르 봉은 동시대의 다른 심리학자들이 –아마도 프랑스 대혁명 이후 당대엔 군중 심리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던 것 같다– 군중의 나쁜 모습에만 집중한다는 것에 비판을 가한다.

사실 우리나라도 촛불 시위 때 상당히 놀라운 수준의 성숙한 군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런 사례를 보면 군중이 꼭 비합리적, 감정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 함. 물론 사람은 합리적이기는 어렵고 비합리적이기는 쉽기 때문에 –합리적인 상태는 노력을 통해야 달성 가능한 상태다– 비합리적인 사례가 훨씬 많은 것 뿐.

르 봉이 연구하던 시기에는 복잡계나 게임이론 같은 것이 없지만, 르 봉이 다루는 내용을 복잡함이나 게임 이론으로 설명하면 좀 더 체계화 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그런 느낌이 나는 부분이 꽤 많았던 것도 흥미로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