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선거 전후 언론보도와 사회 의제를 짚어보는 총선 특별칼럼을 마련했습니다. 시민이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얻어 현명한 주권자로서 선거에 참여하길 바라며, 열 번째로 선정수 독립팩트체커(전 뉴스톱 팩트체커)의 글을 싣습니다. 해당 칼럼은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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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온다. 정치권에 대한 냉소가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이쯤 되면 정말 정치권이 국민의 정치 혐오 정서를 부추겨 그들만의 왕국을 꾸려가고 있다는 음모론에 신뢰가 갈 지경이다. 기초적 검증도 제대로 하지 못해 제1야당이 후보 등록 이후 공천을 취소하고 후보를 제명한 일이 벌어졌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로 확정된 인물들이 이런저런 과거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공천이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 예비후보 등록부터 경선 과정에 이르기까지 정당은 후보를 검증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일반 유권자들이 무자격 후보를 걸러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영선 낙마와 후보 검증 시스템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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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이영선 더불어민주당 세종갑 후보가 세종선거관리위원회에서 22대 총선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3일 밤 '주택 갭투기 의혹이 있다'며 세종갑 이영선 후보의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 이영선 후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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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세종시갑 후보였던 이영선 변호사는 3월 25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갭투기 의혹이 드러나 민주당이 공천을 취소한 이튿날이었다. 이 변호사는 사과문을 통해 "참담한 심정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 부족함과 부덕의 소치로 저는 민주당 세종(갑)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며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시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일들을 깊이 생각하며 반성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경선 승리 이후 선관위 후보 등록과 함께 아파트 4채와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와 임차권 1건 등 총 38억 287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신고했다. 문제는 대출인데, 이 변호사는 배우자와 합해 대출 6건과 임차·임차보증금 10건 등 채무 37억 6893만 원도 함께 신고했다. 부동산 소유 규모와 비슷한 액수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들이고, 여기서 나온 보증금으로 다시 부동산을 사들이는 전형적인 갭투기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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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과 국민에 용서 못할 죄를 지었다"며 "어제 보고받은 즉시 윤리감찰을 지시하고 본인과 직접 통화해서 사실관계 확인 후에 빠르게 징계했다"고 밝혔다.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제도상 한계"라고 말했다. 당사자의 신고 외에는 추가 재산이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문이 남는다. 과연 당사자 신고 외에는 추가 재산이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을까?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은행이 요구하는 서류를 살펴보자. 1주택자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지방세 세목별 과세 증명'이라는 걸 요구한다. 누군가 어떤 목적으로든 부동산을 취득했다면 지자체에 등록해야 하고 취득세를 내야 한다. 따라서 제대로 검증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후보자가 지방세 세목별 과세 증명을 제출하도록 하면 된다. 이재명 대표의 "제도상 한계"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냥 민주당의 후보 검증 과정이 허술했다고 사과하면 될 일이고 각계의 검증 전문가들을 초빙하든지 자문하든지 검증 과정을 탄탄히 보강하면 될 일이다.

예비후보 등록 과정에서 후보가 당을 속일 수 없는 철저한 검증 장치를 만들고, 지역당 또는 중앙당에서 실행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만들고 그에 따라 검증을 실시하면 그만인 것이다. 괜한 시스템 핑계를 댈 필요 없다.


정봉주와 조수진의 낙마, 민주당의 의지 박약 또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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