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에서 시 읽고 홍대에서 시 쓰기-권창섭/석지연

<STACCATO H>는 홍우주가 만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문화예술을 매개로 창작, 놀이, 소비가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이 플랫폼에 <연시홍시> ( 연남동에서 시 읽고 홍대에서 시 쓰기)라는 프로그램으로 함께하고 있는 권창섭/석지연 두 조합원을 만났습니다.

두 분이서 같이 <<연시홍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같이할 생각을 했나요?

석 : 홍우주 가입 이전부터 창섭 씨를 알았습니다. 시를 쓰는 작가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알게 됐어요. 그리고 창섭 씨가 홍우주에 가입한 걸 알게 됐죠. 마포구 안에서 문학을 매개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 사람들과 같이 해볼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프로젝트를 하나 해보자고 창섭 씨에게 제안을 했어요. 흔쾌히 오케이 했고 네트워크 파티에도 같이 갔습니다. 보통 시를 매개로 한 프로그램은 대부분 대형 출판사가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시창작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시를 읽는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죠. 고민이 서로 비슷해서 프로젝트를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홍우주에 가입한 이유가 뭘까요?

권 : 애초부터 큰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녜요. 나동혁 씨랑 노동당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라 이전부터 인연이 있었는데 가입 제안이 들어와서 의리로 가입했습니다. 가입해서 총회도 가보고 홈페이지도 찾아보고 사업 진행하는 것도 보니까 다방면의 사람들이 모여 있고 다양한 기획을 많이 하고 있어 흥미가 가더군요.

석 : 원래 단편선, 모라랑 술친구입니다. 작년 연말에 그문화다방에서 송년회 했잖아요. 지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쳤는데 끌려들어가서 술 먹다가 홍우주 가입 권유를 받았죠. 술김에 가입했습니다.

두 분이서 같이 알고 지낸지는 얼마나 되나요?

권 : 2013년인가? 2014년인가? 알고 지낸 지는 4~5년 정도 된 거 같네요. 평소에 교류는 별로 없었습니다. sns에서 가끔 보는 정도였죠.

석 : 창섭 씨는 꼭 문학이란 자장 안에서만 활동 하는 게 아니라 사회 문제 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편이죠. 그래서 같이 해보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저 나름대로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교류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기준이 있었습니다. 그게 홍우주 성격에도 맞고 홍대라는 지역특색에도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창섭 씨가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둘 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비롯해서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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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제안 이후에 <연시홍시>로 구체화되는 과정은 어땠나요?

권 : 네트워크 파티에서 지연 씨와 만나기 전까지 딱히 서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없었습니다. 그날 만나보니 지연 씨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저보다 훨씬 고민을 많이 했더라구요. 이후 워크샵과 투어를 결합해보자고 했고, 거기에 저는 아이디어를 보태는 수준이었어요. 주요 스팟을 사전 답사하면서 지연 씨 기획에 제 아이디어를 살짝 입히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석 : 서로 충돌하는 지점이 별로 없었어요. 처음에는 투어보다는 워크샵에 초점이 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네트워크 파티에서 투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까 평소 홍대 작가들이 어디에서 혹은 어디를 소재로 시를 썼었나 궁금증이 들어 그 생각을 결합시켜 봤어요. 창섭 씨 아이디어와 결합되면 잘 어울리겠다 싶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워크샵 위주였는데 의견을 나누면서 투어 요소가 강화됐어요.

지역을 연남동과 경의선 책거리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석 : 너무 오래 걸으면 지칠 거 같아서 적당한 거리를 생각해 봤을 때 이 정도가 적절해 보였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연남동과 홍대 일대에 독립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이나, 책과 관련된 장소들이 많아요. 처음 구상에서 메인은 경의선 책거리였습니다.

권 : 누가 대상이 될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누구를 주타겟으로 해야 할까 고민이었어요. 교집합은 “문학”과 “홍대”에 동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일 텐데, 홍대 바로 앞을 돌아다니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연남동 일대를 돌면서 흥미로운 간판만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경의선 책거리는 상징적 공간이라 넣었는데 파일럿을 진행할 때는 못 갔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부족하더군요. 너무 덥기도 했고.

투어 과정에 헬로인디북스, 사슴책방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