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선거 전후 언론보도와 사회 의제를 짚어보는 총선 특별칼럼을 마련했습니다. 시민이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얻어 현명한 주권자로서 선거에 참여하길 바라며, 두 번째로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의 글을 싣습니다. 해당 칼럼은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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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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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흠집내기' 나선 언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로 치러진다. 2월 23일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출범했고, 3월 3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소수정당과 시민사회 등이 참여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가칭)'이 창당할 예정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는 정당에 대한 지지를 의회 구성에 제대로 반영하자는 것이다. 지역구에서 충분한 의석을 얻기 어려운 작은 정당도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 없이 반영해 의회 진출의 길이 열릴 수 있게 하자는 뜻이다. 이로써 한국 정치의 오랜 폐해 중 하나인 거대양당의 독식구조도 완화할 수 있다.

그런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해치는 시도가 계속된다. 법과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는 최소한의 노력과 의지는커녕 오히려 조롱하고 희화하면서도 당당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조국씨가 뒷문으로 우회해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이 제도"라고 주장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더불어민주당이 반미·종북·반대한민국 세력의 숙주가 되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중심이 된 정당일지라도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회의원 되는 것이 왜 뒷문으로 우회하는 것인지에 대한 근거도 논리도 없다. 윤 원내대표는 낡은 색깔론으로 정치혐오를 부추기지만 근거는 빈약하다.

이들의 발언에는 국민의 선택과 판단에 대한 부정과 왜곡의 의도가 들어 있다. 그에 대해 언론은 제대로 된 비판조차 못하고 있다. 사실관계조차 의심스런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확산된다. 일부 언론은 그러한 발언 뒤에 숨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흠집 내는 데 힘을 보탠다. 이러한 자극적 표현이 더욱 주목받으며 진위와 맥락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확인이나 검증엔 눈을 감는다.


더불어민주당 '사기극'으로 비판, 국민의미래 창당은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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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치개혁과 연합정치 실현 위한 시민회의’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개혁진보연합 추진의 원칙과 방향 시민사회 제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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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생각해 보면 허점을 노려 이익을 취하는 세력이 허점이 있다고 해서 제도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도둑이 담장을 낮게 쌓은 집주인을 탓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담장을 넘지 않으면 될 일 아닌가? 애초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했지만, 그것이 꼼수 위성정당을 만드는 행위에 대해 덜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되진 않는다.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준수해야 할 책임은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하다.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자기 부정인 셈이다.

그런데 언론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양당 중 민주당에 더 거센 화살을 보낸다. 사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나마 민주당은 비례대표제도 취지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는 있어 보인다.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민의를 반영해 의정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정책과 노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정치적 논의에 참여할 권리를 갖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신이다. 그것을 '숙주' 운운하는 것은 반민주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조선일보>는 지난 2월 6일자 사설에서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더불어민주당이 낸 후보인데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아니다. 대국민 공개 사기극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난하며 "야권 원로와 정의당·기본소득당 등 군소 정당이 한목소리로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의 통합형 비례대표가 다양한 정치세력의 의회 진출을 통해 민주주의를 확장한다는 대의는 외면하고 나눠먹기하는 것으로 깎아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