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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의 전세계 개봉 1년여를 앞둔 시점부터의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2020년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는 엄청난 프로덕트를 만드는 엄청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리면서 인상 깊었던 몇 부분을 요약합니다. 약 40여분의 에피소드 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관객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기 위해 끝까지 뜯어 고친다.

다큐멘터리 내내 미완성 상태의 작품을 계속해서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고 뜯어 고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습작같은 수준의 스케치까지도 공개하고 공유하면서 피드백을 받아 뜯어 고칩니다.

무인도에서 구출되고 싶으면 백사장에 미키마우스를 그려라. 그러면 디즈니의 보안팀에서 당장 달려올 것이다. 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디즈니는 지식재산 보호와 정보 보안에 진심이죠. 그래서 더 놀라웠을지 모르겠습니다. 피드백은 아플 때가 많지만 꿋꿋이 보여주고 지적받고 고쳐 나갑니다.

개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고 나서 받은 피드백을 통해서 전면 수정에까지 들어갑니다. 물론 자본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했겠지만 모두들 ‘이 이야기가 이해될까’ ‘이 농담이 웃길까?’ ‘이 장면이 최선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성공적인 프로덕트는 ‘완성도에 대한 집착’에 의해 탄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지만 내가 만든다.

다양한 스텝들의 인터뷰가 등장하는데 대부분의 스텝들은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이 프로젝트에서 내가 어느 위치에 있다.’, ‘내 앞에는 누가 내 뒤에는 누가 있다. 내 성공과 실패는 어떤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함부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구성원들이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저 모습이야말로 최고의 팀이라고 보였습니다.

우리 작품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

에피소드1의 말미에 “ELSA” 애니메이션 총 책임을 맡고 있는 웨인 운텐(Wayne Unten)이 겨울왕국의 팬들이 스튜디오로 보내온 편지들 중 일부가 액자로 걸려 있는 벽을 소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운텐은 겨울왕국1을 통해서 삶의 희망을 다시 얻을 수 있었다는 15세 소녀 레이첼의 편지를 다시 읽으면서 목이 메입니다.

흔히 말하는 ‘보람’이라는 단어는 ‘만족감’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이런 순간의 만족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도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크게 느껴본 순간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덕트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을 만들어주는 것 중에서 누군가의 칭찬과 격려는 훌륭한 요소입니다. 잘 할 줄도 알고 잘 받을 줄도 알아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개인의 이야기가 모두의 이야기로

다큐멘터리에서는 각 멤버들의 개인사도 자주 등장합니다. 살인적인 스케쥴을 소화하는 워킹맘, 갑작스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 등 행복한 이야기를 만드는 이면에는 모두의 치열한 삶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