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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라는 분야를 만들어 낸 책. 뉴턴이 <프린키피아>를 통해 물리학이라는 분야를 만들어 낸 것과도 같다. 실제 뉴턴은 스스로를 자연철학자라고 했는데, 뉴턴 이후에 물리학이라는 분과가 생기고, 뉴턴이 근대 물리학의 아버지가 된 것처럼, 애덤 스미스는 스스로를 도덕 철학자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경제확이라는 분과가 생기고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아버지가 됨.

고전이지만 대단히 통찰력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며, 분업, 수요-공급, 자본에 대한 개념, 은행과 신용창출 등 현대 경제학에 기본으로 등장하는 내용이 모두 다뤄지고 그 사례들 또한 꼼꼼히 정리가 되어 있어서, 학문의 분과를 하나 만들려면 이 정도의 수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음. 개인적으로도 감명 받아서 아예 별도로 내용 요약을 함. <국부론>

물론 현대는 이 당시와는 달라진 모습도 많고 —당장 이 시기 화폐는 금, 은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현대는 금태환제가 없어짐— 덕분에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경제학에 관심 있거나 <종의 기원>과 같은 고전을 읽는다는 생각이라면 충분히 읽어볼 만하다.

다만 (상)권이 좀 더 일반적이고 통찰력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반면, (하)권은 국부론이 저술되던 당시 정치, 경제 상황에 대한 내용과 그 해결책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고전을 읽는다는 생각이면 (상)권만 읽는 것이 나을 듯. 경제학에 좀 더 관심 있다면 둘 다 읽어도 좋다.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문장이 대단히 긴데,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문장을 늘려 놓은 덕분에 책 읽는 호흡이 좀 길 수 있다. 당시에는 페이지 수 기준으로 인세를 줬나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