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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고통이 낳은 비뚤어진 복수심과

모욕을 견디며 조용히 자란 복수심이 맞대는 칼날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장편소설로 국내 초역이다. 스코틀랜드와 인도, 뉴욕을 오가는 형제 복수극으로, 방종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형과 선하지만 따분한 동생의 대비가 두드러진다. 특히 형 ‘밸런트레이 귀공자’를 두고 스티븐슨은 “인간에게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악을 구현한 인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경 속 카인과 아벨, 야곱과 에서를 연상시키는 형제간의 갈등은 가장 작은 단위에서의 원형적 인간관계를 나타낸다. 굵직한 사건들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도 섬세한 심리묘사를 놓치지 않는, 페이지터너로서의 스티븐슨의 면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