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선거 전후 언론보도와 사회 의제를 짚어보는 총선 특별칼럼을 마련했습니다. 시민이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얻어 현명한 주권자로서 선거에 참여하길 바라며, 열두 번째로 채영길 민언련 공동대표·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글을 싣습니다. 해당 칼럼은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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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파’ 임원 등용, KBS 단체협약 무력화 등의 내용이 담긴 ‘KBS 대외비 문건’ 관련 MBC <스트레이트> 방송 내용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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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곧 기회다!!!"

'전쟁 삐라' 같은 제목의 문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對外祕"(대외비)라는 글자가 뚜렷이 찍힌 문건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문건은 공영방송 KBS 장악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정당한 의혹 제기와 비판 보도뿐만 아니라 대통령 발언과 심지어는 대통령 부인에 대한 호칭까지도 심의 기구를 동원해 제재하는 언론 탄압을 보며 이 정권은 그야말로 비판 언론과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보였다. 시민들이 지키고자 해 왔던 공영방송과 그 제도를 형해화해 처참히 망가트리는 이들의 모습에서 공영방송 점령군의 의기양양함마저 느꼈다.

이러한 '생각'과 '느낌'이 점차 실체를 가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비판 언론과 공영방송에 대한 전쟁은 과대망상도 문학적 은유도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며 대담하고 계획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현실일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KBS 장악 문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3월 31일 <'독재화'하는 한국-공영방송과 '신보도지침'> 편에서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제목의 KBS 대외비 문건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이 문건은 우파 권력을 위해 방송 조직을 장악하여 법과 제도가 정한 KBS의 방송 공공성과 공영성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국민과 시청자를 위한 공영방송을 특정 이념 집단을 위한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을 담고 있어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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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보도를 통해 공개된 KBS 대외비 문건 일부 발췌

ⓒ 언론노조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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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을 작성한 이는 이를 '파괴적 혁신'이라 지칭했다. 실제 내용도 정확히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영성의 '파괴'만을 담고 있다. 문건에는 ▲ 대국민 담화(사과) 발표 ▲ 인사를 통한 조직 장악 ▲ 불공정 편파왜곡 가짜뉴스 근절 등이 "사장 제청 즉시 챙겨야 할 긴급 현안"으로 적혀 있다. 인사와 관련하여서는 "그동안 소외된 자 중 축적된 역량과 능력이 있는 자"를 기용하되 "우파 중심으로" 라며 편파적 이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장 임기를 '실·국장에 대한 임명동의제'를 "폐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정중히 명령하고 있다. 하지만 임명동의제는 방송 제작과 편성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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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보도를 통해 공개된 KBS 대외비 문건 일부 발췌

ⓒ 언론노조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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