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 치는 남자> 차근호 작가 인터뷰🎙️

북엔드에서는 7월의 마지막 주에 차근호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작가님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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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대산문학상 수상 작가 차근호

대표작

수상 이력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최대한 빠르게 진행을 해볼게요. 저희는 아무래도 작가의 집필 환경 개선이 목표 중 하나이다 보니 작가님의 집필 장소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보통 어디에서 작업을 진행하시나요?

기본적으로 집 겸 작업실에서 작업을 해요. 일단은 저는 담배를 필 공간이 있어야 해요. 연희 창작촌에 갔었는데 밖에 나가서 담배를 펴야 하다보니 작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이건 저의 개인적인 얘기고, 제가 극작가협회에 계속 몸을 담고 있었으니까 이런 집필 환경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작가가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왜냐하면 저처럼 혼자 사는 사람은 집이 작업실이 될 수 있지만 가족과 같이 사는 사람도 있고, 또 혼자 산다고 해도 집이라는 공간과 작업실이 분리되길 원하는 작가도 많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갈 데가 없다는 거죠. 그렇다고 연희 창작촌 같은 곳은 경쟁도 많고 들어가기도 힘들잖아요. 여름에는 좀 시원하고 겨울에는 좀 따뜻한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옛날처럼 작가는 가난해야 된다는 말은 우리 모두 가난했을 때의 얘기고, 작가일수록 맛있는 것도 먹고 영양분도 잘 섭취해야 하고,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비싸도 사서 볼 수 있는 그런 경제적인 받침이 있어야 되고, 독서실처럼, 토즈 같은 공간에서 작가들이 글을 많이 씁니다. 토즈 같은 경우, 대학로에도 있고 스터디할 공간도 있어서 자주 씁니다. 그 외에는 카페에서. 그래도 전 집이 제일 좋아요. 집을 떠나면 못 쓰는 것 같아요. 집필은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담배, 타자기와 함께하는 작가의 방. (이미지 컷)

담배, 타자기와 함께하는 작가의 방. (이미지 컷)

작품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상하시고 완성까지 해나가는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본인만의 특별한 노하우 같은 게 있다면?

저는 원래 쓰면서 생각하는 스타일이었다가 지금은 구성을 처음부터 3막 구조로 해요. 영화를 보고 나서 시나리오쪽 공부를 하면서 그렇게 되더라고요. 물론 메모는 필수적이고요. 생각나는 것은 항상 어딘가에 적어둬요.

영상의 3막구조.

영상의 3막구조.

글 쓰실 때는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쓰시나요?

집필은 한글로 써요. 워드는 잘 안쓰고. 한국 작가니까, 한국 프로그램을 애용해야지. 쓰는 것이 한글 아니면 워드이다 보니, 특별하게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기능이 많은 것 같긴 한데 글을 쓰거나 논문을 쓸 때 큰 기능이 요구되진 않으니까.

극작가들의 작품 출판은 보통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출판사 직접 투고 방식일까요?

극작가들은 우선 작품을 공연으로 올려야 해요. 극작가에게는 공연이 1차 텍스트거든요. 창작기금이나 지원 기금을 받아서 지원 출판이 대부분일 거예요. 제가 알기로는 직접 투고는 없을 것 같아요. 자비 출판을 하겠다는 경우는 있을지 몰라도 그것도 출판사에서 다 받아주진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희곡의 1차 출판은 공연이거든요. 그래서 공연이 안된 작품은 책으로 내는 것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연을 하지 못한 작품은 책으로 내기 힘들 거예요. 지원 받아서 출판하는 지원 출판이 많을 거예요. 저는 희곡집은 다 지원 받아서 냈어요.

그런데 이 지원도 널널하지 않아요. 경쟁이 세거든요. 그래서 극작가들을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어요. 극작가가 쓴 희곡을 알리기 위해서 공연되지 않은 작품들을 모아서 책처럼, 관계자들에게 소개를 하기도 하고, 그것도 쉽지 않더군요. 극작가는 연극을 통해 자기를 선보여야 되기 때문에 공연 없이 순수 출판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대산문학상 상금을 저는 공연에 썼어요. 책을 내는 것은 나중에 내도 좋으니 우선 공연을 하자. 그런데 후배가 먼저 책을 내는 걸 보니까 그게 너무 부럽더라고요. 작가는 역시 책으로 묶인다는 것에도 의미를 갖는 것 같아요.

차근호 작가님의 대산문학상 수상작 『타자기 치는 남자』 공연 포스터.

차근호 작가님의 대산문학상 수상작 『타자기 치는 남자』 공연 포스터.

당선 이후에 3년 동안 극을 못 올리셨다고 하셨는데 극작가가 대학로에 극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제가 3년 동안 못 올린 거에 대해서는 우선 이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희곡은 공연이 되지 않으면 책에 실리는 게 의미가 없어요. 신춘문예에 목을 매는 이유는 권위가 있지만 동시에 신춘문예 단막극제라고 해서 극을 올려주기 때문이에요. 문제는 그다음부터는 각자도생이라는 거예요. 신춘문예는 단막극이에요. 그런데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작품들은 장막극이에요. 이럴 수 있어요. 단막극제에서 신춘문예 단막극을 연출한 연출가가 내 작품을 마음에 들어해서 작품을 같이 하자고 의뢰할 수 있어요. 그러면 굉장히 드물 수 있지만 루트가 생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