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형동 지구별가게에 마련된 소락 제품 코너. 걸어놓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창 티슈 디스펜서가 눈에 띄네요. /사진=일용언니

제주 노형동 지구별가게에 마련된 소락 제품 코너. 걸어놓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창 티슈 디스펜서가 눈에 띄네요. /사진=일용언니

어느 제로웨이스트샵이든 가면 만날 수 있는 ‘소락’의 소창 제품들. 면생리대부터 티슈, 화장솜, 티백까지 예상치 못했던 생활용품을 모두 천으로 만들어버리는(!) 소락의 아이디어에 늘 감탄해 왔는데요.(TMI지만…에디터도 소락의 다회용 커피 필터와 티백, 손수건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자주 마주친 만큼 소락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았어요. 일반 면과 소창은 다른 건지, 타사의 면생리대와 소락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등. 소락과의 이메일 인터뷰로 풀어본 궁금증, 용사님들께 공유할게요.

Q. 소창이라는 원단은 면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A. 목화에서 뽑아낸 솜 형태의 섬유를 ‘면화’라고 해요. 면화로 만든 실이 면실이고요. 이 실로 성글게 짠 면직물이 바로 소창이에요. 소락은 지난해 8월부터 유기농 소창 원단을 사용 중이에요. 목화를 재배할 때 제초제와 살충제, 고엽제 등 유해한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유기농 원단은 목화 재배 과정부터 원단의 제조 과정까지 자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근로자들의 근로 환경도 윤리적으로 보장되는 구조로 제작돼요. 물론 일반 원단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환경과 사람을 위해서 유기농 원단을 채택했어요.

<aside> 💡 소창을 더 보드랍게 쓰는 비법 ‘정련’

정련 과정을 거친 소창은 물기 흡수력이 높아지고 부드러워져요. 정식으론 냄비에 제품을 넣고 3번 정도 삶아야 하지만 간편하게 하려면 소락이 알려주는 아래 방법을 따라해 보세요.

  1. 큰 용기나 냄비에 제품을 넣고 따뜻한 물을 부어 1~24시간 기다립니다.
  2. 중간중간 물을 교체해주면서 손으로 뒤적여 헹궈주세요.
  3. 세탁기에 소창을 넣고 과탄산 소다를 한스푼 넣어 삶음 세탁을 2~3번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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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락은 실도 순면을 쓴다고요?

네, 소락에서는 순면실만 사용합니다. 현재 사용하는 대부분의 실은 아크릴 실이에요. 가격도 저렴하고 견고하니까요. 아크릴은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로 만들어졌어요. 아무리 가느다란 실이라도 생분해되기까지 200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아크릴 실을 사용한 섬유를 세탁하면 약 73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는 조사도 있어요. 반면 순면실은 5개월이면 생분해가 됩니다.

면 생리대에 무늬가 들어간 경우도 있는데요. 인위적으로 염색을 한 게 아니라 목화솜 자체의 자연적인 색깔 차이를 이용해서 만들어낸 무늬에요.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됩니다.

제주의 상징! 감귤과 해녀 자수가 놓인 소락의 손수건. 자수도 100% 핸드메이드! /사진=일용언니

제주의 상징! 감귤과 해녀 자수가 놓인 소락의 손수건. 자수도 100% 핸드메이드! /사진=일용언니

Q. 생리대부터 화장솜, 티슈, 티백까지 정말 다양한 소창 제품을 만들고 계시잖아요. 이 중 가장 인기있는 제품이 뭔가요?

A. 아무래도 소락의 메인 제품인 소락패드(면 생리대) 제품이 가장 인기가 많아요. 기존의 면 생리대 제품은 생리혈이 새지 않도록 방수천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락패드는 방수천을 사용하지 않고 전체 소재를 유기농 면으로 제작해요. 합성 소재를 사용한 방수천은 나중에 분해가 잘 안될 뿐더러 통기가 잘 되지 않아 냄새가 나는 요인이 되거든요. 대신 저희는 중형과 오버나이트에 두툼한 면 보충재를 넣어요. 보충재만 따로 구매도 가능하기 때문에 양이 많은 날에는 추가로 넣을 수 있고 양이 적은 날에는 보충재를 빼고 사용할 수 있어요.

Q. 모든 제품을 수작업으로(!) 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수작업을 고수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네, 소락의 제품들은 재봉사가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요. 소락을 운영하는 협동조합 ‘함께하는 그날’은 지역의 경력 보유 여성들과 시니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 자립과 함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아실현을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협동조합이기도 하거든요. 소락 제품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지역의 작은 공방을 만들어서 대응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