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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선거 전후 언론보도와 사회 의제를 짚어보는 총선 특별칼럼을 마련했습니다. 시민이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얻어 현명한 주권자로서 선거에 참여하길 바라며, 세 번째로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글을 싣습니다. 해당 칼럼은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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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1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문답 관련한 MBC 뉴스데스크 당일 <“가짜뉴스 악의적” MBC 맹비난한 대통령?MBC “언론자유 위협”> 보도 갈무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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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멀쩡한 청와대를 두고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겼다. 명분은 출근길문답으로 상징되는 국민 소통 강화였지만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논란 이후 문답은커녕 기자회견조차 열지 않고 있다.

검찰 출신을 방송통신위원장에, 방송 경험이 없는 신문사 출신을 KBS 사장으로 앉히고 나서야 겨우 생각해 낸 것이 KBS와 단독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였을까. 산적한 현안은 뒤로 한 채 졸지에 대통령실 집들이로 전락한 KBS 미니다큐를 접하고 국민들은 또 한 번 절망했다.

이를 두고 시사인은 '공영방송 KBS의 95분짜리 정치 예능쇼'라고 지적하며 "질문이 마흔 개가 넘었지만 정작 핵심적인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마흔 개 질문은 대통령과 공영방송 앵커의 대담으로 믿기 어려운 처참한 수준이었다. 노동 관련 문답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파우치 문답"을 능가하는 질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노동자 생사 걸린 중대재해처벌법, 야당 발목잡기 든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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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요청을 주제로 질문하는 박장범 KBS 앵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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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 앵커는 "우리 일터의 안전"에 관한 질문이라며 '5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도 시행이 됐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국회에 여러 차례 요청을 했다. 50인 이하 처벌하는 거는 좀 늦추자 했는데, 국회 다수당이 민주당이기 때문에 그대로 시행이 됐다. 대통령께서는 왜 중대재해처벌법을 좀 유예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냐'는 요지였다.

대통령 답변의 모순점은 따로 평가할 것이지만 '설 전날 저녁 녹화방송된 대담에서 노동 관련 질문으로 적절한가?'라고 생각하는 순간 질문은 바로 국회 여소야대 상황을 언급하며 "답답한 상황이 여러 번 있었죠"로 이어졌다.

박장범 앵커가 말하고자 했던 본질은 일터의 안전이 아니라 거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사례라고 여겨졌다. 이를 위해 노동자가 죽고 사는 문제를 들었다. 대통령은 민주당의 거부로 중소사업장과 자영업자들이 어렵게 됐다며 "박절한" 민주당 프레임을 만드는 데 답변을 할애했다. 지난해 역대 최악의 1조 7845억 원의 체불임금을 기록한 가운데 제대로 된 언론인이라면 "설을 앞두고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위로와 대책"을 물어야 하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