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2.wp.com/image.aladin.co.kr/product/469/25/cover/8956633002_2.jpg?w=640

액설로드의 그 유명한 프로그램 대회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기적인 개인에게서 어떻게 이타성이 출현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책.

이 책에서 전제한 실험 상황에 대해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1. 협력을 하는 것이 단독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낫고
  2. 상대가 협력을 하려 할 때 배신하면 협력 할 때 보다 보상이 더 큰 상황

만일 단독 행동이 협력 행동 보다 낫다면 협력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이 상황은 애초에 전제할 필요가 없고, 협력에 대한 배신이 협력 자체보다 보상이 작다면 협력을 하는 편이 나으므로 이 상황 또한 전제할 필요가 없음. 결국 이 상황은 협력하면 개인 활동할 때보다 보상이 크지만 상대가 협력할 때 상대를 배신하면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상황. 흔히 '죄수의 딜레마' 라고 불리는 이 상황이 아마도 다른 상황에 비해 현실 세계에 더 많이 등장하는 상황일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논의되는 이론이 대단히 많은 상황에도 적용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실험 결과에 의해 이타성이 창발적으로 출현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게 설명 가능한데, 협력을 하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 행위자들 서로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

물론 예외적인 상황이 존재하는데 행위자들이 한 번만 마주치는 상황 –미래에도 관계가 지속되지 않는 상황– 이라면 배신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평판'이라는 개념과 '관찰자'라는 또 다른 행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불어 문명화된 인간 사회에는 이를 막기 위해 사기꾼을 처벌하기 위한 법률이라는 제도도 있다– 이러한 경우라도 협력을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 됨.

이 실험에서 재미있는 것은 여러 차례 시스템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우수한 전략으로 인정 받은 '팃포탯'은 1:1 상황에서는 결코 상대를 이긴 적이 없다는 것. 당장 손해가 나는 전략이라도 장기적으로 상대방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면 결국에는 다른 전략을 압도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눈 앞의 작은 손해에 연연하지 말고 큰 이득을 취하라는 것.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팃포탯 전략 뿐만 아니라 상위권을 차지하는 거의 대부분의 전략 –딱 1개만 빼고– 이 일단 먼저 협력하는 신사적인 전략이었다는 것. 왜 오랜 세월 걸쳐 인간 사회에 매너를 강조하고 도덕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는지는 이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이 이론만으로 인간 세계에 나타나는 모든 이타성을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일단 동일 유전자를 공유하는 집단에서 나타나는 이타성은 '친족 선택'이론으로 설명하는 편이 합당해 보이며, 친족도 아니고 나와 마주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더구나 다른 관찰자에게 자신의 행위를 드러내는 것도 아니면서 '기부'를 하는 행위는 이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움.

물론 이 복잡한 세상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론은 아마 없을 것이기 때문에, 여러 이론을 함께 합리적으로 고려해야만 세상을 보다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