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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일생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저마다 자신의 가치를 갖고 있을테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느냐 보다 그 가치를 갖고 있고 그 가치를 실행하며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겁니다. 삶의 철학을 갖고 있고, 그 철학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단순히 철학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살아간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개인의 삶을 너머 기업이나 사회에도 마찬가지인데, 기업이나 사회가 어떠한 가치를 갖고 있으며, 그 가치를 구성원들과 얼마나 공유를 하고 있으며, 그리고 그 가치를 얼마나 실행하는가가 그 기업이나 사회가 나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철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예컨대 미국이라 하면 '자유'가 떠오르게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 철학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유하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여튼 이 생각은 저만의 생각이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 책의 연구진들이 오랜 기간 100년 가까이 살아 남은 위대한 기업들 –책에서는 비전 기업이라 명명하였으므로 이하 비전기업–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그들은 각자 자기들만의 철학을 갖고 있으며 –이 철학은 대게 도덕적이게 마련인데, 왜냐하면 비도덕적인 철학을 구성원들이 따를리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 철학을 조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올바로 실행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이 책의 훌륭한 점은 단순히 비전 기업들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비교군들 –한때는 비전 기업들보다도 잘 나갔으나 어느순간 따라잡혀 지금은 평범한 기업으로 남은– 과 비교를 하여 그 특징을 찾아냈다는 점인데, 자신들만의 가치를 갖고 그것을 공유하고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비전 기업들과 달리 비교 기업들은 철학이 없거나 그 철학이란 것이 그저 말로만 그칠 뿐인 것을 찾아내어, 기업의 철학과 그 철학의 공유와 실행이 비전기업이 되기 위해 필수적인 것임을 증명합니다.

또한 비전 기업들의 철학은 그 자체로서 매우 명확할 뿐만 수십년 혹은 수백년 시동안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변치 않을만큼 고유하다는 점, 비전 기업들의 목표는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것들(Big Hairy Audacious Goals)이며, 그 분명한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는 점, 올바른 리더를 길러내고 그 리더의 승계를 명확히 하여 기업 가치의 영속성을 지킨다는 점과 같은 특징들도 갖고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기업 경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얼핏 경영자가 아니라면 별 도움 안 되는 내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제가 서두에 밝혔다시피 올바른 철학을 갖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기업만이 아니라 작게는 개인의 삶에서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