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nUrl: /posts/notion-blog-money-oopy
snow: true

https://s3-us-west-2.amazonaws.com/secure.notion-static.com/b42bde72-1508-4eb0-960b-5ad6246f5fa7/shutterstock_1053982877-min.png

모든 것의 시작

돌아보니 모든 시작은 Notion + Next.js 로 블로그 만들기 였다. 사람은 자신을 정당화하고 기억을 미화하는, 유전자에 새겨진 습관이 있다. 이를 그나마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록'이고, 그 기록을 할 수단으로 노션을 선택했다.

위의 글을 쓴 지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도 노션은 모든 것을 기록하는 도구로 손색이 없다. 유일한 문제라면 내가 글을 잘 안 쓴다는 것 뿐... 가장 큰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다.

Oopy

그렇게 시작한 일이, Oopy 라는 이름을 달고 서비스가 됐다. 서비스 개발과 유료화, 성장에 대한 기록도 남기고 싶은데, 그건 다른 글에 하기로 😅

잠시 딴길로 빠지자면, Oopy 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꽤 받는다. 별 뜻이 없다. 그냥 아래 조건을 만족하는 도메인을 찾다보니 그렇게 됐다.

  1. 짧을 것
  2. 구글에 검색해도 특별한 정보가 나오지 않을 것
  3. 뜻이 좋거나, 없을 것

CMS 로써의 노션

노션을 사용하면서, 또 서비스에 대한 유저 인터뷰를 하면서 느끼는 노션의 가장 큰 역할은 개인/조직의 컨텐츠 창고이다. 적당히 편하고 적당히 예쁘다보니 모든 것을 노션에 기록하게 되고, 모든 것이 노션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 역시 노션에 쌓인다.

이렇게 쌓이는 (사용자가 느끼는) 컨텐츠의 가치가 특정 값을 넘어서는 순간, 사용자는 노션에 묶인다. 게으른 (대부분의) 개인과는 달리 조직의 경우 이 순간이 훨씬 빠르게 오고, 훨씬 강하게 묶인다.

이 묶임이라는 것이 조직의 경우에는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비싼 감이 있어도 조직이 영속하는 한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와는 달리 개인의 경우 생산하는 컨텐츠의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무료 혹은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그 순간'까지 버티도록 유혹해야 한다.

묶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 솔루션보다 조금 나은' 대안으로는 부족하다. 내가 이미 쌓아놓은 컨텐츠의 가치가 기존 솔루션의 가치에 더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에버노트가 살아있는 것이고, 그래서 노션의 가치가 벌써 조단위인 것이고, 그래서 노션의 경쟁자는 딱히 보이지 않는 것이다.

컨텐츠의 수익화

모든 경제 활동의 시작은 '잉여 생산물'로부터라고 생각한다. 컨텐츠가 쌓이면, 필연적으로 '가치 있는' 컨텐츠가 생긴다. 가치가 무엇인지는 차치하고, 이 가치 있는 컨텐츠에 대한 수요에서, 수익이 발생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광고로 돈을 번다. 우리가 무료로 구글과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만들어내는 컨텐츠가 그들에게는 돈이다.

IT 가 그렇게 빨리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개인들의 컨텐츠 수익화는 요원했다. 블로거, 티스토리&애드센스, 인플루언서, 유튜버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컨텐츠의 생산자에게 조금 더 많은 수익을 분배하는 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페이스북에서 공들여 쓴 글을 발견하기 힘든 이유도, 모두가 뉴스레터를 시작하고 substack 이 7000억이 넘는 가치를 인정받는 것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 컨텐츠의 수익화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