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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지만 알찬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글쓴이의 목소리가 들릴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 한번도 만나본 적 없지만, 겸손하고 항상 뒤를 돌아보며 차분히 앞으로 한걸음씩 나아가는 그런 사람일 것이다. 쓸데 없는 일은 안할 것 같은 사람. 책도 할 말이 없어 얇은 것이 아니라, 할 말을 줄이고 줄여서 얇게 만든 것이리라.

나는 뜬구름 잡는, 있어 보이는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단시간에 xx% 성장한 방법이라던가, 손쉽게 yyy 하는 방법이라던가 하는. 현실은 언제나 더디고 지루하고 고되다. 있어 보이는 이야기를 진실로 착각하면, 현실의 세계에서 상처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나는 ‘하드씽’ 같은 책을 더 좋아한다.

이 책은 글쓴이의 10년 카페 창업기가 미사여구 없이 담겨 있다. 메시지도 명료하다.

하고 싶은 거 하지 말고, 받고 싶어하는 것을 줘라

남들보다 더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다르게 해라

카페는 돈 안된다(?)

어떤 일을 잘하는 방법은 사실 특별할 게 없다. 상대방(카페의 경우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패하는 수많은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업의 본질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는 것이다. 아, 그리고 계속 하면서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것도.

인생을 잘사는 방법이나, 사업을 잘하는 방법이나 비슷한 면이 있다.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잘하는 것이다. 실행이 어려워서 그렇다. 예습 복습 잘하면 시험 잘보는 것 알아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카페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 사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읽어볼 만한 책이다.